4선 도전 정몽규 축구협회장 "신뢰 회복…정부와 갈등 풀겠다"(종합)
송고시간2024-12-19 15:41
"과감한 개혁과 국민과 소통 약속…이번에 당선되면 더 할 가능성은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습니다."
제55대 대한축구협회 회장 선거를 통해 4선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준비된 미래를 완성하겠다"라는 출사표를 올렸다.
정몽규 회장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포니정재단빌딩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 과감한 개혁을 통한 축구협회 신뢰 회복 ▲ 한국 축구 국제 경쟁력 제고 ▲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완성 ▲ 디비전 승강제 완성을 통한 축구 저변 확대 등 4가지 사항을 약속했다.
정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장에 다시 한번 도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난 12년간 많은 분과 고민하며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사람으로서 회장직을 내려놓는 것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저와 축구협회가 미진했던 것들, 잘못한 것들에 대한 비판은 가감 없이 수용해 협회의 발전을 위한 자양분으로 삼겠다"며 "누구보다 큰 책임감으로 결자해지의 굳은 각오로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축구협회의 신뢰 회복을 위해 국민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펼치고, 대한민국 축구 발전을 위한 협회의 지식과 자원, 성과와 기회를 공유해 모두가 함께하는 축구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축구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더불어 한국 축구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2026 북중미 월드컵 8강,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2027 아시안컵 우승, 2028 올림픽 메달 확보를 목표로 내세웠다.
또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를 축구 산업의 중심 플랫폼으로 완성하고 유소년, 지도자, 심판, 의무 트레이너 등 전문 인재의 과학적 육성도 약속했다.
정 회장은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통한 축구 산업 확대도 공약했다.
그는 특히 "당선되면 다음 축구협회장 후보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축구협회장을 더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내년 1월 8일 열리는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는 정몽규 현 협회장, 허정무 전 축구 대표팀 감독, 신문선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스포츠기록분석학과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다음은 정몽규 회장과의 일문일답.
-- 문화체육관광부가 감사를 통해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한 상황인데.
▲ 최근 몇 개월 동안 협회 운영의 미진한 점으로 많은 질책을 받았다. 이런 미진함이 협회 행정의 시스템 문제인지, 나에 대한 문제인지 고민을 많이 했다. 내가 질책받는 것은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런 점이 현장의 감독과 선수들에게 영향을 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질책을 받으면서 성찰의 기간을 가진 것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 팬들도 연임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출마를 고민하면서 축구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펼쳐놓은 사업을 내가 직접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줬다. 하지만 가까운 친지들은 '정부 지침에 반해 계속 협회장을 할 수 있겠느냐', '사업이나 개인 신상에 어려움이 있지 않겠느냐'는 걱정해주기도 했다.
팬들의 요구도 충분히 이해한다. 정부와의 오해에서 비롯된 문제도 있었던 만큼 문체부를 잘 설득하겠다.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상금(배당금) 배분 문제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왜 선수들이 다 가져가지 않는가'라는 지적이었는데, 어느 나라든 배당금의 30~45%를 선수들에게 나눠주고, 나머지는 유소년 및 여자 축구 발전에 사용한다.
또 아시안컵 유치와 관련해서도 오해가 많다. 축구협회는 유치에 600억원을 베팅했는데, 카타르 등이 1천800억원을 베팅하고 나서면서 유치에 실패했다. 그런 면도 문체부의 감사에 영향을 준 것 같다.
-- 축구종합센터나 디비전 시스템 완성을 꼭 '정몽규'가 완성해야 하는 이유는.
▲ '반드시 정몽규가 해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축구협회가 1천7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 700억원 정도 투자했다. 천안시에서는 2천억원 이상 투자한 상태다.
현재 보유한 자금이나 중계권 협상 등을 통해 충분한 재원이 마련된 상태다. 앞으로 문체부를 잘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디비전 시스템 완성도 이해 당사자들을 잘 설득할 자신이 있다.
-- 4선 도전이 마지막인가.
▲ 당선되면 다음 축구협회장 후보를 양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당선되고 나면 축구협회장을 더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 축구협회 구성원 내부에서도 4선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는데.
▲ 제가 미진했건 잘못한 게 있어서 지적이 나왔을 것이다. 저의 기본이 기업인이다 보니 소통보다 효율을 강조했던 것 같다. 협회 직원뿐만 아니라 현장 지도자 등과도 열심히 소통하겠다.
-- 현장 축구인들의 분열도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 투표를 하게 되면 편이 나뉘기 마련이다. 투표 이후 어떻게 화합하느냐가 중요하다.
--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허정무 전 감독과 신문선 교수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나.
▲ 선거 과정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 마련이다. 일리 있는 이야기도 있을 것이다. 허 전 감독은 역대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낸 좋은 지도자다. 신문선 교수 역시 열정적인 해설 위원이다. 그분들의 비판을 열심히 듣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
-- 소통을 강조했는데, 어떤 식으로 할 생각인가.
▲ 소통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선거인단을 앞으로 400명까지 확대할 생각이다. 국민적인 의견을 잘 반영하는 소통 구조를 만들겠다.
-- 차기 회장 후보 양성에 대한 생각은.
▲ 박지성, 이영표, 이동국 등 여러 스타 플레이어들이 협회에 들어와 같이 고민하고 일을 했었다. 선수로서 현장 경험뿐만 아니라 행정 경험이 필요하다. 많은 축구인이 행정에 참여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
-- 당선 이후 정부와 갈등이 불가피할 수도 있는데.
▲ 천안축구종합센터의 필요성은 문체부랑 합의를 마친 상황이었다. 천안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 건립 과정에서 과징금(50억원)이 내려지기도 했지만, 문체부를 설득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문체부의 보조금 중단에 대해선 작년 정부의 보조금 비율은 협회 예산의 16~17% 정도였다. 유소년, 여자축구 발전 등 특정 사업에 들어가는 돈이다. 보조금이 줄면 특정 사업 못할 수 있는 걱정도 되지만 삭감은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 후보로 나선 허정무 감독이 파주NFC의 병행 사용을 얘기했는데.
▲ 파주NFC는 이미 사용 기한이 끝났다. 시설 개보수도 필요한 상황이다. 계속 사용한다면 월셋집에 비싼 돈을 투자하는 모양새다. 자기 집에 투자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재정적인 효율성이 떨어진다. 그런 부분을 잘 모르시고 하시는 말 같다.
-- 다른 후보들이 공개 토론을 제안했는데.
▲ 얼마든지 공개 토론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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